바이든의 막판 사면…트럼프 보복 견제지만, 당사자들에겐 새 법적 부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보복 조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막판 사면 조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소수의 인사들에게 대통령 사면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 사면은 수혜자들에게 새로운 법적 복잡성을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체니·파우치 등 소수만 포함된 ‘보호용 사면’
이번 사면 명단에는 와이오밍주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이었으며 1월 6일 의회 난입 조사위원회(Jan. 6 Committee)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리즈 체니(Liz Cheney), 그리고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 측 참모진은 이 조치가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이들에 대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사면이 이들을 향후 의회나 법원 소환 증언 의무에서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즉각 반박했다.
법률 전문가들: “사면받았어도, 소환되면 선서 증언해야”
연방 소송 전문 변호사 제시 비놀(Jesse Binnall) 은, 바이든의 사면이 체니와 파우치가 향후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소환될 경우 선서를 거부할 근거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들이 증언 과정에서 위증(perjury) 을 할 경우에는 여전히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놀은 SNS 엑스(X) 에 이렇게 적었다.
“이번 사면은 사실 이들을 기소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호재’일 수 있습니다. 방금 사면을 받은 사람은 민사·형사·의회 절차에서 5차 수정헌법(자기부죄 금지) 을 근거로 증언을 거부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는 이어, 워싱턴 D.C.의 정치적 분위기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말해 봅시다. 이런 ‘혐오스러운’ 인물들 대부분은 워싱턴 D.C.에서 기소될 텐데, 그곳 배심은 **좌파 성향 인사들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리는 데 매우 인색합니다.”
“DC는 편향된 재판지”…증언 장소 옮기라는 주장
다른 엑스(X) 이용자들도 워싱턴 D.C. 법원의 진보 편향 문제를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예비역 미 육군 장교이자 변호사·작가인 커트 슐리히터(Kurt Schlichter) 는 증언과 신문 절차를 D.C. 바깥 지역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엑스에 다음과 같이 썼다.
“핵심은 이겁니다. 선서 증언과 증언 녹취(deposition) 는 워싱턴 D.C. 밖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DC는 민주당 인사가 위증을 저질러도 유죄를 내리지 않는 편향된 법정입니다. 그렇다면 이 쇼를 다른 지역으로 ‘투어’해야 합니다.”
밀리·J6 위원 전원 포함…트럼프, 체니 사면 직접 비판
이번 일요일 밤 발표된 사면에는, 전 합참의장 마크 밀리(Mark Milley) 장군과 1월 6일 특별위원회 다른 위원들 전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는 트럼프 1기 말에 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트럼프는 취임식 관련 일정 사이, 월요일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의 체니 사면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1월 6일 위원회를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오늘 조 바이든이 극도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정치적 ‘선택 위원회’ 사람들을 사면한 것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들입니다.”
이어 밀리와 체니를 왜 보호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죠? 왜 밀리 같은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 겁니까? 왜 리즈 체니를 돕는 거죠? 리즈 체니는 완전한 재앙입니다. 항상 울먹이는, 울기 바쁜 광기 어린 인물입니다.”
“사면은 백지수표가 아니다”…조시 바넷의 법적 해석
전 애리조나주 주 의회 공화당 후보 조시 바넷(Josh Barnett) 도 엑스에 장문의 글을 올려, 대통령의 포괄적 사면이 모든 잠재적 범죄까지 자동으로 덮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면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통령 사면은 보통, 사면이 내려지기 전에 저질러진 특정 범죄 또는 일련의 범죄에 대한 용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전 범죄에 대한 사면을 받은 뒤에 새로운 반역죄(treason) 로 유죄가 된다면, 기존 사면은 그 새로운 범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트럼프 1기 말, 밀리가 중국군 수뇌부와 접촉해 미국의 대중(對中) 공격이 임박하면 미리 알려주겠다고 말했다는 보도와도 연결될 수 있는 언급으로 해석된다.
바넷은 이어 사면의 한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짚었다.
“사면은 그 문서에 명시적으로 언급되었거나, 암묵적으로 포함된 범죄에만 효력을 갖습니다. 사면 이후에 저질러졌거나, 사면 후에 새롭게 드러난 반역 행위는 그 사면의 보호 범위에 들지 않습니다.”
정리: 바이든 사면, ‘보호막’이면서도 새로운 리스크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막판 사면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을 미리 차단하려는 정치적 방패로 설계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사면 수혜자들은 여전히:
- 의회·법원·형사 재판 절차에서 소환 시 선서 증언을 거부하기 어려우며
- 그 과정에서 위증이 드러날 경우 형사 책임을 질 수 있고
- 사면 이후 발생하거나 드러난 중대한 범죄(특히 반역 등)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소가 가능하다.
결국 이번 사면은 체니, 파우치, 밀리, 그리고 J6 위원회 인사들에게 당장의 형사 위험을 줄여주는 대신, 앞으로의 모든 증언에서 훨씬 더 큰 법적 리스크를 안기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